'농업은 하이테크 사업이다.’ 농가에는 행복을 소비자에게는 건강을
【강원도 사회적경제 'e'야기】 춘천, 싱그런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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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매거진 작성일18-09-22 21:33 조회82회 댓글0건

요약글

현시대 우리에게 농업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요? 춘천과 강원도 농업의 현안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싱그런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본문

농가에는 행복을 소비자에게는 건강을  

싱그런협동조합(이하 싱그런)은 2014년에 ‘농가에는 행복을 소비자에게는 건강을’이란 모토(motto)로 춘천의 지역농민이 모여 결성한 협동조합이다. 행복의 조건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농가에 행복은 다른 게 없다.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이 제값 받는 것, 그것이 농가에 있어 행복의 충분조건이다. 

 

싱그런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가격에 준하거나 아니면 90%에 해당하는 가격에 수매를 한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격 1만 원의 농산물을 9천 원 정도의 가격으로 수매하는 것이다. 싱그런 안경자 이사장은 “우리 협동조합은 90%로 수매해 주니까 (조합원들의) 호응이 되게 좋아요. 마진이 없어서 우리는 힘들지만.”

싱그런이 이러한 유통구조를 유지하는 데는 생각의 전환이 있기에 가능했다. 싱그런의 생산자 조합원은 지역의 농가이고, 싱그런이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좋은 가격으로 수매함으로써 농가가 수익을 봤다면, 결국 조합 전체가 수익을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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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런의 설립 배경, 가지 한 박스 경매가(價) 500원의 현실 

호주 퀸즈랜드 주(州)에서 원예연구소와 임업연구소에서 활동하다가 자신의 기술로 한국농업을 살리겠다는 거창한 꿈을 품고 귀국한 싱그런의 이자형 기획이사. 농업이 좋고 호수가 좋아서 춘천을 선택하였다는 이 이사는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조그마한 벤처회사를 만들고 농가 컨설팅을 다니다가, 춘천의 농촌 현실을 보고 또 다른 꿈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가지를 따서 박스에 50개 정도를 담아서 가락동으로 보내는 데, 경매가로 최고로 잘 받을 때가 한 박스 당 1만 원 정도였구요. 못 받을 때는 500원 정도 받았던 것 같아요. 한 박스에! 그래서 제가, 야 이건 말이 안 되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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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농가 컨설팅을 다니면서 농민들이 애써 키운 농산물이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도 못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원물을 이용한 1차 가공품 역시 헐값에 수매되어 대형마트에서 고가에 팔리는 왜곡된 농촌 시장의 구조와 현실이 싱그런을 만들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제가 컨설팅을 갔는데, 싱그런 전 이사장이었던 지찬주씨가 가지 농사 600평을 졌어요. 밤에 일이 끝나면 가지를 손으로 일일이 잘라서 건조기에 넣어 말리고 봉투에 넣어서 파시는 데, 제 기억으로 그때 건가지 400g을 2천원에 받고 파신 거예요. 그때 바로 제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어요. 그랬더니 이마트에서 건가지 70g에 2천5백 원을 받더라구요. 제가 그랬죠. 가지 이거 그렇게 받아도 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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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은 하이테크 산업이다. 의대 입학보다 어려웠던 농대 입학

서울에 살면서도 농업이 좋아서 동국대 농생물학과를 전공한 싱그런의 이 이사는 대학 졸업 후 해양연구원을 거쳐 자신이 좋아하는 농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호주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비록 외국인의 입장이었지만, 호주에서 원하던 농대 입학이 좌절되고 차선책으로 의대에 들어간 이 이사는, 농업 강국으로서 자국 농업에 대한 호주의 국가적 관점과 정책을 엿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제가 호주에 있을 때 시드니대학 농대를 들어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못 들어갔어요. 그 이유가 걔네(호주)는 자기네 나름의 농업이 하이텍(high-tech)이기 때문에 외국인한테는 개방을 잘 안 해줬어요. 그래서 다른 대학교 의대에 있는 생명공학과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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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농업은 누구나 돈 없으면 그냥 시골 내려가서 땅에 농사를 짓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싱그런 이 이사는 농업은 결코 로우테크닉(low technic)이 아니라 하이테크닉(high technic) 산업임을 강조한다. 이 이사가 말하는 하이테크 산업으로서 농업은 유전자 재조합이나 생명공학기술 같은, 이른바 선진기술이 결합한 농업도 의미하지만, 그 함축의미에서 주어는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 있음을 강조한다. 


 

“농업이 하이텍이라는 것의 의미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국내에서는 전혀 경쟁이 안 되는 품목들이 많잖아요. 밀이라든지 보리라든지. 그런데 이분(농부)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는 그냥 사라지는 거잖아요. 매뉴얼을 안 만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 한 분 돌아가실 때마다 사라지고 있는 중이거든요.”

물론 대학이나 기술센터에서 다루고 연구하는 선진기술이나 지식 그 자체가 하이텍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바로 현장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험으로 축적된 농부의 살아있는 기술과 노하우(know-how)가 농업 산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 자산이며,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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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런의 히트 상품 ‘하이아미(high-ami)’

싱그런이 처음 시작했던 것은 학교에 싱그런의 쌀을 급식으로 납품하는 것이었다. 싱그런은 기존의 업체가 들어가지 않은 학교를 찾아가 지역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무농약 쌀이란 ‘당당한’ 명분으로 학교 급식 유통망을 개척해 갔다. 처음엔 거래 실적이 없고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조직이기에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싱그런이 제공하는 쌀로 급식을 시행하는 학교가 1년에 한 개씩 늘어날 정도로 증가 추세이다.

싱그런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일곱 품종의 쌀을 수매한다. 모두 친환경 농법인 유기농 무농약으로 재배한 기능성 쌀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싱그런의 대표 상품인 하이아미(high-ami)는 쌀의 외관과 풍미, 밥맛이 좋은 최고 품질의 밥쌀용 품종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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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아미는 ‘High Amino acid(하이 아미노산)’의 줄임말로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 쌀에 비해 30% 이상이 함유되어 있어, ‘키 크는 쌀’, ‘수험생에게 좋은 쌀’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병충해에 약하고 생산량이 적어 일반 농가에서는 재배를 선호하지 않는 품종이기도 하다.

“(유기농) 하이아미를 온라인으로 제품화해서 판매하는 업체는 저희 싱그런하고 해남의 땅끝영농조합 두 군데 밖에 없어요. 이게 병충해에 약해서 생산이 힘들어요. 그래서 (친환경 농법으로는) 생산량이 많이 안 나옵니다. 그리고 하이아미는 조생종이 아니라 만생종이에요. 추석 전에 수확하는 쌀이 아니라 추석 이후에 수확하기 때문에 농가에서 재배하기를 조금 꺼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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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의 선순환, '지역의 농가를 살리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싱그런이 재배하기 까다롭다는 하이아미 쌀을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는 이유는 싱그런의 설립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농가에는 행복을, 소비자에게는 건강을.” 말 그대로 정성스럽게 지역 농민들이 키운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통해 지역 주민과 아이들에게 건강함을 전해주기 위함이다. 실례로 싱그런들기름도 조합원들이 직접 생산한 양구지역 들깨를 방부제, 첨가제, 착색제, 보존제 등을 일절 넣지 않고 저온압착으로 착유하여 생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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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정직한 가격으로 수매를 하여 지역 농가를 살리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과 농촌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 가고자 하는 것이 현재 싱그런의 모습이자 앞으로의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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